1. 풀무학교와 협업농장

1. 풀무학교와 협업농장

2011년 11월 공동(협동)농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도 다른 필요성에 의해 학교에서 공동농장에 대해서 논의된 적은 있었다. 대표적으로 학교에 입학을 원하는 성인들을 위한 현장귀농교육을 위하여 그리고 학교 농장에서의 농업 실습이 아니라 지역으로 나가서 학생들이 실습을 할 수 있는 지역 현장실습 농장 등이 필요성이었다. 이와 더불어 가장 여러번 논의 된 것은 퇴임한 교사들을 위한 공동농장이었다. 전공부 설립 초기 교사들의 정년을 55세로 하는 것이 학교 교육의 건강성을 위해 필요하며, 퇴임한 교사들은 학교의 정책과 방향에 대해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주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지원자 역할을 하자는 교사들간의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축이 불가능한 월급 수준,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경제 상황인 전공부의 입장에서 퇴임한 젊은 (농촌에서 55세는 매우 젊은 청년임) 교사들의 경제 활동이 가능한 공간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풍부한 이들의 교육 경험을 학교와 지역에서 펼치기 위해서 공동농장 또는 공동농업체계에 대한 고민은 당면한 과제이기도 했다. 이는 수업 시간이 적고 실습시간이 긴 학교교육과정에서 강의하는 교사들의 실습참여를 유도하고,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도 교사들이 학교 교육에만 집중 -대표적으로 개별적 농업경제활동이나 다른 수익 사업을 하지 않아도 퇴임 이후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단발성, 아이디어 수준에서 제안되고 논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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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전공부의 향후 10년을 위해 이전 10년을 정리하는 시기였다.

특히, 지역 속의 학교라는 풀무학교의 교육방향은 전공부가 중심적으로 담당해야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지역과 학교의 변화된 상황에 대한 인식과 함께 이를 기초로 향후 계획을 세워야하는 시기였다.
첫번째 변화는 입학하는 학생들의 변화였다. 전공부를 개설하고 1회 입학생을 받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입학할 것이라는 예상은 맞지 않았다.
입학생들의 대부분은 대학교 졸업자, 전문직 종사자, 정년 퇴임하고 온 분 등 경력만이 아니라 연령층이 매우 넓어 중심되는 학생층이 30-40대였다. 이는 이전 계획한(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기준으로 만든) 학교 교육과정, 기숙사 운영 방향 등의 변화만이 아니라 창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0년 후반으로 오면서 학생들의 나이는 낮아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공부로 바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다시 교육과정과 진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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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입학하지만 이들은 이전의 풀무학교(중등부, 고등부)에 온 젊은이들과 달리 부모님이 대부분 농사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전 풀무학교 입학 청년들은 농사를 실천하려 할때 부모님과 함께 시작할 수 있었고, 또한 이는 농사를 위한 기본적인 기반(토지, 기계, 기술, 작물, 지역 관계 둥)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공부의 청년들은 농업을 위한 물적, 사회적 기반이 전혀 없고, 또 성인들과 달리 이러한 기반을 준비해서 올 수도 없는 조건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젊은이들에게 농업 실천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인가는 향후 전공부 교육과정과 진로의 큰 선결조건이었다.
두번째 큰 변화는 지역의 친환경농업체계의 변화였다. 2000년대 전후반은 유기농업을 실천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홍동으로 몰려오는 시기였다. 이는 풀무생협, 홍성친환경작목회, 홍성유기농영농조합 등 지역 친환경농민단체들이 활성화되어 새롭게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2000년 후반부터 나타난 농민단체들의 경제적, 구조적 어려움은 지역과 연결되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한 강한 지역성은 약화되고 조합원 중심-물론, 지역 사람들이지만- 경제 활동 중심으로 변화되는 요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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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러 마을에 흩어져 있는 지역농민단체들과 깊은 연계를 통해서만 지역성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존의 리단위 활동을 벗어나 면단위 지역 활동1을 추구했던 갓골 주변2의 여러 소규모 활동 단체3들에게는 갓골 중심의 즉, 기존의 마을, 마을사람과는 구분되는 그리고 또 다시 부락단위 정도의 활동으로 협소화될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조건에서 면단위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단체들이 활동의 영역이 축소되지 않으면서 지역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역과 강하게 연계된 농업(민)단체의 새로운 성장과 또 다른 시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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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지역에 정착한 전공부 졸업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전공부 개설 초기의 농업실습 방향은 지역 농가에서의 실습 체계였다. 두해를 시도한 결과는 학생들을 교육 차원에서 받을 수 있는 지역 현장 농장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농가현장실습은 무리라는 것과 그 대안으로 학교내 실습지4의 지속적 확대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10년 동안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학교와 연계되어 농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초기의 실습방향을 실천 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이 보였고, 이를 여러 차원에서 지원, 확장함으로써 향후 지역 현장에서 농업실습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교육적 목적을 강하게 가진 농장, 농업집단을 지역과 연계하여 만들어져 간다면 이는 농업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영역-지난 10여년동안 지역에서 이루어진 단체들과 같이- 을 이전 풀무학교의 전통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전공부 실습을 포함한 지역 학생들을 위한 지역 교육의 장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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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민의 결과는 전공부 10주년5 행사에서 발표되고 정리되었다. 전공부의 향후 방향은 지역 속의 학교라는 점을 학교 교육과정과 학교 구조로 더 깊이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 자체의 개념을 지역 전체로 확장6하여 학생들이 지역 자체를 교육기관으로 인식하고 학교교육과정에서 지역을 모두 알아 갈 수 있는 방향이 고민되었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학교내로 깊이 들어온 실습영역이 학교와 독립되어 – 느슨하게 연결되어 – 지역과 강하게 묶여 활동하는 협동농장으로 전환된다면 학생들은 지역에서 실습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또한 지역으로 학교를 확장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논의하였지만, 진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단지, 학교가 지역으로 확장된다는 차원만이 아니라 앞에서 이야기한 젊은이들의 새로운 농업 실천 방안 그리고 지역성을 강하게 가진 지역농민단체의 시작과 성장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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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실습영역의 지역 내로의 이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를 진행하기 위해,

2012년 2월 전공부를 졸업할 학생 중에서 지역에 남고 농사를 지을 사람을 대상으로 공동농장에 대한 필요성을 2011년 11월에 제안하였고, 조대성군이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방학하는 12월에 유성환군이 결합하였다. 이들이 결합으로 공동농장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후 갓골생태농업연구소에서 운영 방향, 목적 등에 대한 이야기와 농장 위치, 재배 작물, 재배 방법 등에 대한 조사와 회의가 진행되었다.
2011년 말부터 풀무학원이사회에 이러한 계획과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2012년 3월 풀무학원 이사회에서 이러한 구상이 토론되었다. 이사회는 풀무학교의 교육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동의가 있었고, 학교 차원에서 협동농장을 만들어가자는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기 위해 학교 틀을 벗어난 상태로 만들어가고 향후 학교 교육과 연계하는 것이 좋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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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전 풀무학교 중등부, 고등부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풀무신협의 활동은 홍동면을 기반으로 한 면단위 활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풀무생협의 경우 초기의 면단위 활동을 넘어 군단위로 그 활동 영역이 넓여가는 시기인 2000년 초는 문당리, 금평리 등을 중심으로 리단위 마을활동 역시 활발히 진행되었다.
2 “갓골”이라는 공간은 기존 자연부락과 분리되어져 지역성을 가지기 어려운 공간적 한계를 가지지만, 학교와의 연계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새로운 단체가 학교 시설과 토지 이용을 통해 새로운 활동을 빠르게 펼쳐 갈 수 있었고, 여러 단체가 모여 있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2000년대 부락 또는 리단위의 농촌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한계를 극복하고 홍동면 단위 활동을 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다. 이러한 장점은 홍동면에 흩어져 있던 여러 지역농민단체들과의 연계활동을 통해 면단위 활동으로 확장될 수 있었지만, 이러한 지역농민단체와의 연계성이 떨어지면 자연부락과도 분리된 갓골만의 활동 또는 소규모 공동체 활동으로 축소될 가능성 역시 높을 수 밖에 없다.
3 이 시기 지역농민단체들은 단지 농업을 실천할 농민만이 아니라 농업을 알고 농업단체에 활동할 사람의 필요성이 절실하였다. 농업연구, 회계, 물류, 유통, 소비자교육 등 농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었지만, 농민단체의 역량으로 이를 헤쳐가는 것은 벅찬 상황이었고, 재능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전공부에서 그러한 사람과 단체를 육성해 주기를 요구(특히, 풀무생협의 경우)하였다. 이러한 지역적 필요성은 향후 풀무학교생협, 갓골생태농업연구소, 논배미, 교육농업연구소, 마실이학교 등의 단체가 지역의 농민단체를 포함한 여러 단체들의 협조와 협의하에 만들어지고 활동하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4 학교 내 실습지의 확대는 실습중심의 농업교육, 실습 교육의 체계화와 안정화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학생 활동과 지역의 분리, 실습에 좌우되는 수업, 실습 분야의 비대화 등의 단점도 가지고 왔다.
5 전공부 10년동안의 활동 역시 많은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정상진 대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 홍성지역은 홍동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농촌 지역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활동들은 1958년 “더불어 사는 평민”을 교훈으로 시작된 풀무학교와 지역에 배출된 졸업생들이 중심이었다. 1975년부터 시작된 친환경농업을 비롯하여 1960년대부터 풀무신협, 풀무생협, 도서조합, 농기계조합, 대체에너지연구소 등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시도되었고 이를 통해 지역내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져왔다. 90년대 후반 문당리, 금평리 등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 주목을 받기도 하였고, 이러한 활동의 연속선상에서 2000년대 이후에는 운월리를 중심으로 풀무학교생협, 느티나무 헌책방, 논배미, 가꿈, 꿈뜰, 밝맑도서관 등 풀무학교 전공부 졸업생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의적 활동이 지역내에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활동은 기존 농촌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에서 그리고 농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젊은이들이 농촌을 알고 지역을 이해하면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자신의 재능을 결합해가는 새로운 창업의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이들의 진로를 농촌으로 확장하는 활동이 이루어졌다.
6 이전에는 갓골의 작은 단체들이 학교와 지역의 중간지점에서 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직능 단체-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학교와 연결되어 실천하는 전문단체- 규정하였다. 향후엔 지역이 학교가 됨으로써 이러한 단체들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지역 내 교육의 다양화와 전문화 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전의 학교라는 구조는 최소화하여 지역의 교육 가능 자원을 코디네이터하고 학생들의 생활과 인성교육에 집중하는 방식이 제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