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강학회 (4회)

2019 강학회 (4회)

마을학회일소공도 강학회 4

함성호 시인, 건축가, 건축실험집단 EON대표
문명사-우리는 누구인가

2019. 1. 25(금) 1시 30분 ~ 21:00
1강 왜 역사가 아니라 문명인가?
2강 문자.언어.풍수
3강 세계 4대 번역
~ 1. 26(토) 1시 30분 ~ 21:00
4강 근대의 기획자들
5강 동아시아 이성의 시대
6강 풍류와 신명 : 우리는 누구인가?
홍성군 장곡면 오누이다목적회관
maeulogy.com
6만원, 3만원

“역사는 승자의 역사다”라는 말이 시사하듯 역사는 불편하고 부당하다. 근대가 조장하는 역사는 더구나 영토의 문제를 강조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을 미화하며 역사를 전쟁터로 만든다. 역사 서술의 문제에서도 힘의 논리가 분명히 존재하며, 현실 정치에까지 이용되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그 폭력적 프로파간다에서 제외된 목소리는 영영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로, 사과 받아야 함에도 도리어 죄인으로 지목되는 어이없는 현실에 처하기도 한다. 동아시아에서는 다양한 역사 서술 방식이 존재해 왔다.

일테면 『삼국사기三國史記』가 왕조 중심의 역사라면, 『삼국유사三國遺事』는 ‘유사遺事’라는 말이 설명하듯이 정사에서 제외되어 ‘남은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흔히 ‘야사野史’라고 불리는 것들이 정사와 다른 켠에서 서술되었다. 요즘 서양에서도 역사에 대한 이러한 반성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서구 역사에서도 그 반대편에는 항상 ‘기억’이 있어왔다. 기억과 역사의 대립에서 승자는 항상 역사 쪽이었다. 거기에 반대하여 “기억의 장소Les lieux de mémoire”라는 개념으로 서구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작업이 프랑스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Pierre Nora를 중심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나는 그 다른 켠에서 역사가 아닌 문명사文明史로 세계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말하는 문명사는 civilization이 아니라 文明을 말한다. 문명은 civilization의 번역어이지만, 나는 그 고리를 끊고, 문명을 재정의하고자 한다. 문명사의 핵심은 영토를 지워버리는 데에 있다. 과거의 영토는 물론이고 현재의 영토도 지워버리고, 문명을 중심으로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작업이다. 거기에 최초, 최고, 누가 먼저 했는가, 누구의 것인가라는 말은 아무 의미도 없다. 문명사는 역사가 가지는 이러한 근본적 위계와 영토를 버리고 궁극적으로 나를 우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